생성일: 2015년 8월 6일

□ 방송: KBS 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
□ 일시: 2015년 8월 5일(수요일) 오전 7시30분

재벌그룹 총수 말 한마디에 따르는 황제 경영 행태 개선 않으면
선진경제로 가기 힘들어

[홍지명] 롯데 일가의 경영권 분쟁에 대한 비난여론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여야 정치권에서도 롯데 사태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툭하면 벌어지는 재벌의 경영권 분쟁을 보면서 이참에 재벌개혁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롯데 형제의 분쟁이 재벌개혁으로 이뤄질지 주목되고 있는데요. 특히 야권에서는 노동개혁보다 재벌개혁을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이죠.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이 전화연결 돼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영선] 네, 안녕하세요.

[홍지명] 박 의원께서는 이번 롯데 사태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박영선] 모든 국민들의 심정과 똑같습니다. 매우 불쾌하고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특히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이 0.05%인데 이런 손가락 경영으로 자산규모 93조 원의 재벌그룹을 경영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죠.

[홍지명] 손가락 경영이라는 건 뭡니까?

[박영선] 다시 말하면 임원의 해임이라든가 임원의 회장직을 보임하는 문제는 사실은 주총이나 이사회에서 해야 되는 문제입니다.

[홍지명] 법적인 절차가 필요한 거죠.

[박영선]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지금 벌이지는 일들을 보면 재벌그룹 총수의 말 한마디, 손가락 까딱 하는 방향성에 따라서 그냥 황제경영으로 계속 가고 있지 않습니까? 이러한 후진적 경영행태, 후진적 지배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선진경제로 가기 힘들다는 개탄의 목소리가 지금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는 실정이죠.

[홍지명] 그동안에도 재벌가의 경영권 분쟁이 꽤 있었는데, 이번 롯데에 대해서 국민들께서 유난히 시선이 좀 차가운 듯한데, 롯데는 무슨 지배구조나 경영방식이 조금 더 후진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까? 뭐가 좀 다릅니까?

[박영선] 우리나라 재벌그룹이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지배구조문제라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아마 국민들의 마음을 아주 허탈하게 했던 장면이 바로 아들이 아버지를 해임하는 막장드라마를 저희가 그냥 현장중계로 보지 않았습니까? 그것을 보면서 아마 많은 국민들이 허탈감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홍지명]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의 문제점 등을 박 의원께서 그동안 쭉 지적해 오셨는데, 롯데와 삼성, 결국은 같은 연장선상의 문제라고 보십니까?

[박영선] 근원적인 문제는 같은 것이죠. 그러니까 삼성도 경영권 승계와 관련돼서 그동안에 합병 내지는 편법 승계, 이런 것들이 있었고요. 조금 구분을 한다면 삼성의 경우에는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세금을 내지 않는 편법세습 문제가 더 도드라졌던 것이죠. 그리고 롯데의 경우에는 비상장 모회사를 통한, 일본의 비상장 회사가 한국 롯데그룹을 다 지배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투명하지 않은 지배구조 속에서 지금 일어나는 부자의 난, 왕자의 난에 국민들이 굉장히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홍지명] 일각에서는 이런 롯데 사태를 모든 기업의 문제로 일반화할 것은 아니지 않느냐, 사실 경영권 싸움이 볼썽 사납긴 하지만 경제논리에 따라가는 경영권 분쟁을 외부에서 지나치게 개입할 수 있느냐는 시각도 꽤 있는 듯해요. 이런 건 어떻습니까?

[박영선] 개입을 할 수는 없죠. 그러나 제도를 개선은 해야 한다고 봅니다. 왜냐면 우리나라 재벌그룹의 모든 그룹이 대부분 한 번씩 다 이러한 볼썽사나운, 얼룩진 전쟁을 치렀습니다. 현대그룹도 왕자의 난을 치렀고요. 삼성도 형제의 난이 있었고요. 아마 이런 경영권 분쟁이 없었던 기업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 이러한 분쟁이 왜 이렇게 지속적으로 일어나느냐, 이것은 바로 지배구조의 문제이고 취약성 문제인 것이죠. 그리고 이사회나 주주총회의 권한과 책임이 굉장히 모호하고 약하기 때문에 성숙되지 못한 자본주의의 행태를 지속적으로 가져가고 있는 모습은 바로잡아야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주주평등주의 원칙에 따른 자사주 처분, 박영선 의원 상법 개정안 대표발의
- 재벌 개혁 패키지 법안 일환

[홍지명] 박영선 의원께서 제도개선, 법적인 문제점 개선해야 된다고 말씀해주셨는데, 관련해서 재벌총수의 지배권 강화수단으로 쓰이는 자사주 처분요건을 변화시키는 상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하셨던데, 어떤 내용인지 설명을 좀 해주시겠습니까?

[박영선] 자사주 처분요건을 선진국처럼 원칙적으로 해야 되겠다는 것입니다. 왜냐면 자사주라는 것이 회사가 필요에 따라서 회사 돈으로 매입을 한 주 아닙니까? 그리고 이 자사주를 다른 제3자에게 매각하면 의결권이 생기는 것인데요. 이것이 회사 돈으로 매입을 한 것이기 때문에 이 자사주는 주주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 쓰여야 하는데,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재벌기업들은 대부분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서 이것이 쓰였죠. 대표적인 것이 얼마 전에 있었던 바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의 합병과정에서 삼성물산이 자사주를 매각을 했어요.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서요. 그런데 이것도 결국 보면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재벌 3세로의 승계를 위한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러한 것도 원칙이 있어야 되겠다, 그래서 독일이나 일본처럼 자사주를 처분할 때 주주평등주의 원칙에 따라야 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혹시 삼성물산 예를 들으셨습니다만, 이 삼성물산을 공격한 엘리엇 사태에서 보듯이 이 상법 개정안이 해외 헤지펀드들의 우리 국내의 경영권 공격수단으로 악용될 우려는 없겠습니까?

[박영선] 외국의 헤지펀드들은 대한민국의 재벌의 지배구조가 취약하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속적인 공격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에 대한 방어 장치로 제가 이 자사주 법을 내기 이전에 외국인에 의한 투자가 국가의 안보나 아니면 경제의 흐름에 현저한 해를 끼칠 경우에는 경영권을 보호해줄 수 있는 법도 패키지 법으로 발의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외국의 헤지펀드의 공격에서 피해가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지배구조를 강화할 수 있는 제도개선을 해야 하는 것이고요. 지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이후에 외국인들이 한국주식을 약 2조 6천 억 정도 판 것으로 제가 기억하고 있는데요. 그 원인이 바로 이 지배구조 불투명성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가 가장 큽니다. 그래서 이것을 개선하지 않으면 앞으로 우리나라 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굉장히 취약한 포인트를 갖고 있는 것이죠.

[홍지명] 알겠습니다. 재벌개혁의 중심이라고 하면 여야 공히 지난 대선에서 소위 소수지분으로 그룹계열사들을 지배하는 순환출자의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는 점을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었는데, 지금 순환출자구조 개선작업은 어떻게 진행 중에 있습니까?

[박영선] 순환출자의 문제는 앞으로부터 금지할 것이냐 아니면 현재 가지고 있는 재벌의 순환출자를 개선할 것이냐의 두 가지 관점이 있는데요. 앞으로부터 금지할 것이냐의 문제는 지난 2013년 12월 31일에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신규순환출자를 금지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해서 통과가 됐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은 절반은 해결이 됐다고 볼 수 있고요. 나머지 절반, 지금 현재 갖고 있는 이 순환출자의 구조를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가 해결이 안 된 상태에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계속 이런 재벌가의 상속과 세습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죠.

[홍지명] 그렇군요. 그 이외에 혹시 재벌개혁과 관련해서 국회에 나와 있는 법이라든지 빨리 통과돼야 될 법이 있습니까?

[박영선] 몇 가지 중요한 법들이 있죠. 이종걸 원내대표가 발의한 보험회사의 계열사주식 평가기준문제, 다시 말하면 다른 주식들은 다 취득원가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시장가격으로 평가를 하는데요. 보험회사 계열사만 유독 취득원가를 가지고 평가를 합니다. 이것이 이제 우리나라 특정 재벌회사의 보험회사가 지배구조를 그렇게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런 공정하지 않은 룰이 적용되는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고 보고 있고요. 또 김기준 의원이 대표발의한 자사주의 분할 신주배정을 금지하는 상법 개정안, 이것도 저는 주주의 책임과 권한을 강화하는 법이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좀 전에 설명 드렸던 자사주를 매각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경제에 있어 균형적인 시각이 가장 중요
균형감 유지를 위한 노동개혁과 재벌개혁, 동시에 진행해야

[홍지명] 그래서 이번 롯데 사태를 계기로 야당에서는 재벌개혁 이참에 아주 마무리 짓자는 생각인 듯한데, 노동개혁과 재벌개혁, 이게 무슨 우선순위가 있는 건지 같이 해야 되는 건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박영선] 저는 동시에 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느 한 쪽만 하게 되면 균형점을 잃게 돼서 빈부격차가 너무 심해지고요. 그렇기 때문에 동시에 이것을 진행해야 된다고 보고 있고요. 경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균형적인 시각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노동 쪽만 계속 개혁을 하다보면 당연히 노동자의 불만이 생기고 그 불만이 생산성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그것이 또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보고 있고요. 또 재벌개혁만 한다고 하면 우리나라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재벌의 비중과 관련해서 이것이 균형감을 잃게 되면 그것 또한 우리나라의 발전에 긍정적인 신호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균형감을 갖고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재벌 총수 존재 유무, 기업의 실적과 무관
오히려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는 재벌의 주가 상승률이 훨씬 높아

[홍지명] 이번 롯데 사태로 혹시 8.15 광복절 특사에 재계 인사들이 풀려나지 않을까 기대하는 기업들에서는 이것 때문에 악영향 주는 것 아닌가 걱정하는 기색이 완연합니다. 광복절 특사 경제인 사면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영선] 제가 그 광복절 특사를 가장 기다리고 있는 SK그룹 그리고 한화그룹, 또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CJ그룹의 주가상승률을 살펴봤습니다. 2011년 말부터 2014년까지 이들의 주가상승률을 보니까 이 그룹들의 주가상승률이 평균 30%로 재계에서 가장 높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이냐면 재계총수의 존재유무가, 기업의 주가라는 것은 곧 기업의 실적 아닙니까? 그 기업의 실적과 무관하다는 것이죠. 오히려 예를 들면 삼성그룹 같은 경우에 주가상승률은 13.6%에 그쳤고요. 지금 분쟁으로 치닫고 있는 롯데그룹은 1%밖에 상승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3년간. 그러니까 결국은 재벌총수의 황제경영이 오히려 기업에 주가상승에, 악영향을 미친다고까지 평을 하는 것은 심하긴 하겠습니다만, 재벌총수를 사면해야 한다는 논리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홍지명] 그러니까 총수가 사법처리 돼서 소위 감옥에 있더라도 경영과는 큰 상관이 없다고 보시는 겁니까?

[박영선] 그렇습니다. 오히려 전문경영인 체제로 지금 운영되고 있는 재벌그룹들의 주가상승률이 훨씬 높았고 이들이 대부분 다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몇 가지 질문이 더 있는데 시간이 다 돼버렸네요. 다음 기회에 또 모셔야 되겠네요. 감사합니다.

[박영선] 네, 감사합니다.

[홍지명] 국회 기재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영선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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